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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의 영어강의 현실 by nacaffy

학점 잘주니까 그냥 들어요"

대학들이 저마다 '국제화'를 외치면서 영어 강좌가 우후죽순처럼 확산되고 있으나 개중엔 '무늬만 영어강의'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대학은 영어 강의의 숫자 늘리기에만 치중한 나머지 교수의 영어 능력을 검증하지 않고 교수가 신청만 하면 영어강의를 개설해 주는가 하면, 수강생 전원에게 B플러스 이상의 학점을 주는 등의 변칙 운영도 생겨나고 있다.

◆영어 없는 영어 수업

"I think I can't take this course, cause I don't understand Korean(저는 한국어를 이해 못해 이 수업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작년 3월 초 서울 Y대학 도시공학과 '부동산개발분석' 강좌의 첫날 강의 도중, 강의실 뒤쪽에 앉아있던 외국인 교환학생이 이렇게 말하면서 강의실을 나갔다. 수강신청 책자에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라고 기재돼 강의를 신청했지만 정작 수업은 시종일관 우리말로만 이어지자 중도 퇴장한 것이다.

당시 이 장면을 지켜보았던 당시 3학년 임모씨(24·현재 4학년)에 따르면, 교수는 "(수업은 우리말로 하지만) 영어강의니까 평가는 절대평가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학교에선 B학점 이상 비율이 65%를 넘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영어 강의'는 예외여서 모든 학생에게 A학점을 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외국인에겐 외면받은 이 영어 강좌는 학기 내내 옆 강의실에서 의자를 가져와 수업할 정도로 국내 학생들에겐 인기가 높았다. 후한 학점 덕분이었다. 100% 한국어로 진행됐던 이 '무늬만 영어' 강좌는 수강생 30여명 거의 전원이 B+ 학점 이상을 받았다.

◆영어도 놓치고, 전공도 놓치고

작년 3월 초 서울 S대 호텔경영학과의 '컨벤션 경영론' 강좌. 이 학과의 전공 중 유일한 영어 강의였으나 미국에서 석사 학위까지 받은 40대 초반 교수의 발음과 표현은 듣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교수 영어를 도저히 못 알아듣겠다"는 반응과 "못 해도 B 학점이니 그냥 듣자"는 의견이 갈렸다.

결국 첫 수업 후 전체 수강생 40명 중 25명이 강의 신청을 철회했다. 이 학과 김모(26·4학년)씨는 "과목 소개도 못 알아듣겠는데 전공 내용은 어떻게 이해하겠느냐"고 말했다. 호주에서 고교를 마친 최모(24)씨는 "100% 영어로 수업 하긴 했는데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면서 "차라리 한국어로 했더라면 전공 지식이라도 늘릴 수 있었을 텐데…"라고 말했다.

◆자료 읽다가 끝나는 수업

작년 9월 초 서울 Y사립대 공학관 4층 강의실. 40대 중반의 교수가 영문 자료 한 무더기를 학생들에게 나눠준 뒤 읽어 내려갔다.

"This course has three basic goals. First, we explore…(이 과정은 세 가지 기본 목표가 있습니다. 먼저, 우리가 공부할 것은…)."

교수는 나눠준 영문강의 자료에서 토씨 하나 고치지 않고 그대로 읽어 내려갔다. 아무런 부가 설명도 없었다. 학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딴짓거리를 찾아 휴대폰 게임을 하거나 엎드려 자는 학생도 생겼다. 교수는 한 학기 내내 자료만 읽다가 강의를 끝냈다. 강모(24)씨는 "나눠준 자료 그대로 읽기 때문에 강의를 듣지 않아도 시험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덧글

  • 단멸교주 2010/03/01 14:24 # 답글

    애초에 영어가 그렇게 필요가 없는데도 영어, 영어 하다보니까 생기는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이죠. 대한민국은 국제화, 세계화의 허상에서 얼른 깨어나야 합니다. 세계화하겠다는 의식에는 쫄부가, 혹은 양반족보를 산 상놈이 "엣헴, 이제 한번 폼나게 살아봐야겠다"라면서 온갖 익숙치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허례허식과 사치에 매진하는 것이죠...

    그래서 한국 대학의 소위 '국제화, 세계화'라는 것은 천박한 국제화, 세계화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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